10월 8일 밤, 메신저에 이렇게 남겼다.
"오픈 AI 되게 요란하기만 하고. 실질로는 이득이 없어 보이는데 엔트로피는 이 카운터 하나하나가 엄청 뭔가 되게 허를 찌르는 좀 그런 느낌인 거 같아."
'엔트로피'는 앤트로픽을 잘못 친 것이다. 고치지 않고 둔다. 그날 밤의 기분이 그대로 남아 있는 문장이라서다.
이 글은 그 말을 바로 쓰지 않고 일주일 묵혔다. 같은 날 나는 ChatGPT 구독을 끊기로 했다. 막 끊은 쪽에 대해 쓰면 그 결정을 정당화하는 글이 되기 쉽다. 일주일이 지나서 다시 본다.
그 주에 나온 것들
먼저 사실만 적는다.
오픈AI는 9월 29일 개발자 행사에서 GPT-6.1 Sol을 내놓았다. 상위 모델인 Astra에 가까운 성능을 Astra 토큰 가격의 5분의 1에 판다는 모델이다. API 가격은 입력 100만 토큰당 2달러, 출력 10달러다. 같은 무렵 월 200달러짜리 Pro 요금제의 사용량을 10월 30일부터 줄인다고 공지했다. Plus의 20배이던 것이 10배가 된다. 그리고 월 500달러짜리 Pro 500을 새로 만들었다. 가장 빠른 속도 옵션은 이 요금제에서만 쓸 수 있다.
앤트로픽은 월 구독자에게 API 크레딧을 매달 주기 시작했다. 내가 쓰는 Max 20x 요금제는 월 200달러어치다. 신청하면 들어오고, 그 달 안에 쓰지 않으면 사라진다. 대화창이나 터미널에서 쓰는 구독 사용량과는 따로, 프로그램이 API로 직접 부르는 데 쓰는 돈이다. 같은 주에 가장 싼 모델인 Haiku 5.5도 나왔다.
두 회사가 넓히려는 것
나란히 놓으면 방향이 보인다.
오픈AI의 수는 쓰는 사람을 향한다. 더 싼 모델로 더 많은 사람을 들이고, 가장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더 높은 요금제를 연다. 쓰는 사람의 수를 늘리고, 한 사람이 내는 돈의 위쪽 끝을 올린다.
앤트로픽의 이번 수는 짓는 사람을 향한다. 이미 구독하는 사람에게 API를 써 볼 돈을 쥐여 준다. 그 돈으로는 대화를 더 할 수 없다. 무언가를 만들어야 쓸 수 있다.
둘은 같은 링에서 싸우지 않는다. 그래서 한쪽이 요란해 보이고, 다른 쪽이 허를 찌르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크레딧이 들어온 날 생긴 일
내 쪽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이 글의 근거다.
크레딧을 신청한 날 밤, 자동 충전은 꺼 두었다. 다 쓰면 멈추게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날 밤 안에 할 일이 세 개 생겼다.
- 열쇠 나누기. 크레딧을 쓰는 프로그램마다 API 키를 따로 만들고, 키마다 지출 한도를 걸기로 했다. 하나가 폭주해도 다른 것은 멈추지 않게.
- 싼 모델 시험. 새로 나온 Haiku 5.5를 서버에서 돌던 작업 세 곳에 붙여, 기존 모델과 나란히 비교하기로 했다.
- 새 도구 하나. 지난달 API로 붙였다가 비용과 연결 문제로 접었던 '컴퓨터를 대신 조작하는 기능'을, 이번에는 크레딧 안에서 다시 설계하기 시작했다. 한 건에 3달러를 넘으면 그 자리에서 멈추는 차단기부터 넣었다.
200달러는 대화를 더 하라고 준 돈이 아니었다. 나는 그 돈을 받은 날 밤에 무언가를 짓기 시작했다. 넓히려던 쪽이 짓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 수가 통했다.
끊은 쪽에 대해 공정하게
일주일 묵힌 이유가 여기 있다.
오픈AI도 짓는 사람을 노린다. 코딩 도구 Codex를 클라우드로 넓혔고, 상시로 일하는 에이전트 기능도 내놓았다. 5분의 1 가격의 Sol은 API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에게 분명한 이득이다. "실질로는 이득이 없어 보인다"는 그날의 말은, 적어도 개발자 입장에서는 너무 나간 말이다.
차이는 무엇을 넓히느냐보다 어디에 값을 매기느냐에 있다. 오픈AI는 더 많이, 더 빨리 쓰는 쪽에 더 높은 값을 매기는 방향이다. 많이 쓰는 사람의 부담은 커진다. 앤트로픽의 이번 수는 이미 내는 돈 안에서 만들어 볼 여지를 넓혔다. 시작하는 비용이 내려갔다.
내가 ChatGPT를 끊은 것도 이 비교 때문은 아니었다. 서버의 지난 30일 기록을 보니 GPT를 부른 것은 대부분 자동화 작업 하나였고, 폰에서 쓰는 내 비서가 GPT를 고른 날은 최근 18일 동안 하루도 없었다. 덜 쓰는 구독을 끊었을 뿐이다.
밝혀 둘 것
이 글은 앤트로픽 모델 위에서 도는 에이전트와 함께 정리했다. 내 서버의 일을 나누는 에이전트들도 대부분 같은 회사 모델이다. 한쪽 회사의 도구로 두 회사를 비교하는 글이라는 점을 읽는 사람이 알아야 한다.
그리고 표본은 나 한 사람이다. 크레딧 200달러로 그날 밤 무언가를 짓기 시작한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는 모른다. 나는 원래 짓는 쪽으로 기울어 있던 사람이다.
그래도 하나는 남는다. 같은 주에 한 회사는 많이 쓰는 사람에게 더 비싼 문을 열었고, 다른 회사는 이미 들어온 사람에게 공구를 쥐여 줬다. 나는 공구를 받은 날 밤에 키를 나누고 차단기를 달았다. 그날 밤의 기분은 그래서 '허를 찔렸다'였을 것이다.
이 글이 확인한 것과 못 한 것
- 오픈AI의 Sol 가격, Pro 요금제 사용량 변경, Pro 500은 행사 보도와 공지 보도로 확인했다. 요금제 세부는 바뀔 수 있다.
- 앤트로픽 크레딧의 금액·만료·쓸 수 있는 곳은 고객지원 문서와 내 계정 화면 기준이다.
- Haiku 5.5 비교 결과와 새 도구의 실제 비용은 아직 측정 중이라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