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대학원 두 곳에 물어볼 게 있었다. 나는 학교 홈페이지를 열지 않았다.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는 AI 와 대화하며 정리됐고, 나는 "내 메일로 써서 보내 줘"라고만 했다. 메일은 AI 가 써서 내 계정으로 보냈다. 나는 보내기 전에 문안을 읽지도 않았다.

일이 끝나고 나서야 생각이 났다. 두 학교의 입학 안내 페이지는 그날 방문자 한 명씩을 잃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모를 것이다.

목적이 있는 인터넷은 AI 가 대신 다닌다

같은 주에 투자 유튜버 김단테의 「우리가 알던 인터넷 모두 끝났습니다」를 봤다. 정확히는 영상의 요약본을 읽었다. 요지는 한 문장으로 줄일 수 있다.

인터넷 사용을 목적이 있는 것(쇼핑·예약·정보 탐색)과 목적이 없는 것(유튜브·인스타그램 같은 휴식)으로 나누면, 앞쪽은 AI 에이전트가 거의 다 흡수하고 뒤쪽만 사람이 직접 쓴다.

영상은 거기서 검색 포털과 중개 플랫폼이 타격을 받는다고 본다. 나는 투자 이야기는 모르겠다. 다만 내 대학원 문의가 정확히 앞쪽이었다. 그리고 블로그 검색 유입도 앞쪽이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알아내려고 검색하고, 검색 결과에서 블로그를 누른다. 그 '알아내려는 일'을 AI 가 대신 하기 시작하면, 누르는 사람이 줄어든다.

전망은 여기까지만 적는다.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이 많다. 이 글은 검색 유입이 원래 0이던 블로그 하나가 지난 한 달 동안 무엇을 해 봤는지의 기록이다.

출발점: 16개월 동안 클릭 0

이 블로그를 구글 서치 콘솔에 연결해 처음 본 날(9월 8일)의 숫자다.

기간        최근 16개월
노출        8회
클릭        0회

노출 8회도 대부분 내가 사이트가 색인됐는지 확인하려고 site:heeviz.com 을 쳐 본 흔적이었다. 즉 검색으로 이 블로그를 찾아온 사람은 사실상 없었다.

비교할 곳이 하나 있었다. 같은 사람이 운영하는 다른 사이트(음식·역사 기록)는 같은 16개월에 노출 1.44만 회, 클릭 82회였다. 둘 다 크지 않은 숫자지만, 0 과 82 는 다르다. 무엇이 달랐는지를 찾는 데서 시작했다.

한 일 1 — 글 337편을 내렸다

애드센스 심사에서 '가치가 낮은 콘텐츠'로 거절당한 뒤 글을 전수 조사했다. 원인은 분량이 아니었다. 글 424편 가운데 313편이 똑같은 영문 목차 뼈대를 쓰고 있었다. 자동으로 찍어 낸 글이었다.

그중 337편을 비공개로 돌렸다. 지우지는 않았다. 대신 그 주소에 410(의도적으로 내림)을 돌려주게 했다. 404(없음)보다 410 이 검색 색인에서 더 빨리 빠진다. 공개 글은 89편이 됐다.

한 일 2 — 모든 글이 '홈의 복제본'으로 보였다

서치 콘솔이 경고를 세 가지 보냈다. '표준 페이지 없는 중복', '구글이 다른 표준을 선택함', 'robots.txt 로 막힌 주소가 사이트맵에 있음'.

서버에서 페이지를 직접 받아 열어 보니 원인은 하나였다. 글마다 "이 페이지의 정식 주소는 여기다" 라고 알려 주는 표시(canonical)가 있어야 하는데, 어떤 페이지는 그 표시가 아예 없었고, 어떤 페이지는 전부 홈을 가리키고 있었다. 구글 입장에서는 글 목록 페이지가 "나는 홈의 사본이다" 라고 신고하고 있던 셈이다. 사이트맵에는 스스로 막아 둔 주소 46개가 들어 있었다.

9월 19일에 고쳤다. 각 페이지가 자기 주소를 표준으로 선언하고, 막아 둔 주소는 사이트맵에서 뺐다.

한 일 3 — AI 에게 주는 안내문

9월 24일에 두 사이트에 llms.txt 를 올렸다. 사람이 아니라 AI 가 읽으라고 두는 안내문이다. 이 사이트가 무엇이고, 어디부터 읽으면 되고, 글에 붙은 숫자가 어떤 기준인지 적는다.

이 글을 쓰려고 오늘 다시 열어 봤다. 한쪽 안내문이 없는 주소 두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사람이 읽는 페이지였다면 금방 알아챘을 404 를, 사람은 열어 보지 않는 파일이라 나흘 동안 아무도 몰랐다. 고쳤다. AI 에게 쓰는 문서는 틀려도 아무도 항의하지 않는다는 걸 이번에 배웠다.

한 일 4 — 글에 이름표를 달았다

같은 날, 다른 사이트의 글 페이지에 구조화 데이터를 넣었다. 글 제목·발행일·작성자·언어를 기계가 읽는 형식으로 따로 적어 두는 것이다.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구글의 리치 결과 테스트는 "유효한 항목 1개" 로 통과했고, 선택 항목 경고가 네 개 남았다. 그중 두 개는 발행 시각이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발행 날짜는 알지만 시각은 모른다. 모르는 시각을 지어 넣지 않았다. 대표 이미지가 없다는 경고도 그대로 뒀다 — 역사 기록에는 생성 이미지를 쓰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9월 28일 새벽에 다시 서치 콘솔을 열었다.

기간              최근 16개월 (전부 최근 3개월 안에 몰림)
노출              41회
클릭              0회
평균 게재 순위     8.9

공개된 검색어 3개
  site:heeviz.com                        31회
  site:heeviz.com/en                      2회
  deepspeed zero-3 offload documentation  2회

노출은 8 에서 41 로 늘었다. 그런데 공개된 검색어를 보면 41회 중 33회가 여전히 site: 검색이다. 사이트를 확인하려고 친 것이다. 일반 검색어는 하나, 두 번 노출됐다.

솔직하게 말하면, 한 달 동안 한 일이 검색 유입을 만들지는 못했다. 수리한 지 9일, 안내문을 올린 지 4일이라 판단하기 이르다는 것도 맞다. 다음 달 같은 날 같은 화면을 다시 열어 이 글에 붙일 생각이다.

그 사이 구글이 한 일

9월 중순, 구글이 서치 콘솔 안에서 'AI 기여' 파일럿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여러 매체에서 나왔다. 제미나이 앱·AI 개요·AI 모드가 답을 만들 때 어떤 페이지의 내용이 답을 만드는 단계에서 크게 기여했으면 그 사이트에 돈을 준다는 것이다. 답 밑에 링크로 달리거나 사실 확인용으로 쓰인 것은 해당하지 않는다.

초대받은 사이트만 참여하고, 신청 경로는 없고, 산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보도로는 초기 금액이 광고 수익에 비하면 미미하다고 한다. 이 블로그는 당연히 초대받지 않았다.

그래도 방향은 읽힌다. 지금까지 돈이 되던 건 사람의 클릭이었다. 이 실험은 AI 가 답을 만들 때 원천으로 쓴 것에 값을 매기려 한다. 클릭이 줄어드는 쪽과 원천에 값을 매기는 쪽이 같은 달에 동시에 보였다.

1인 블로거에게 바뀌는 것

여기서부터는 내 판단이다.

독자가 둘이 된다. 목적 없이 들르는 사람, 그리고 목적을 들고 오는 AI. 사람은 이야기를 읽고, AI 는 사실을 가져간다.

그런데 해 보니 둘이 원하는 게 생각보다 다르지 않았다. AI 에게 잘 읽히려면 날짜·수치·출처가 분명하고, 구조가 일정해야 한다. 사람에게 믿음을 주는 글도 같은 조건이다. 반대로 둘 다 싫어하는 것도 같다 — 똑같은 뼈대로 찍어 낸 글. 내가 내린 337편이 그랬다.

남아 있는 89편에도 이 기준에 못 미치는 글이 아직 있다. 그래도 새로 쓰는 글의 원칙은 단순해졌다. 직접 해 본 것만 쓰고, 해 본 날짜와 숫자를 붙이고, 확인 못 한 건 확인 못 했다고 쓴다. 사람이 읽든 AI 가 읽든 같은 글이다.

검색 유입 0 인 블로그가 이 원칙으로 무엇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 모르는 채로 기록을 쌓는 중이다. 이 글도 그중 하나다.

이 글이 확인하지 못한 것

영상은 원본이 아니라 요약본으로 읽었다. 영상 요지는 그 요약을 옮긴 것이다.

구글 'AI 기여' 파일럿은 보도로만 확인했다. 구글 공식 문서는 찾지 못했다. 초대 대상·정산 방식·금액 규모는 모두 매체 보도 기준이다.

서치 콘솔의 검색어 목록은 개인 정보 보호 때문에 일부만 공개된다. '41회 중 33회가 site: 검색' 은 공개된 검색어 기준이다.

이 기록이 검색 유입에 효과가 있었는지는 아직 측정 전이다.